Life :: 일상

Caaguazu에서 전하는 첫번째 소식(2008.11.09)

윤소영 2008. 11. 10. 17:50

<새로 입주한 집 제 방입니다.^^>


까과수에서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네요. 파라과이에 온 지는 어느 덧 3달이 지났고, 임지로 내려온 지도 벌써 2주가 됐어요. 

OJT때 계약했던 집에 별탈없이 입주를 해서(하숙의 형태) 새로운 가족들과 적응하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63살 papa와 57살 mama, 결혼안한 19살짜리 딸, 입양한 14살짜리 딸, 그리고 새로운 한국인 딸-0- 이렇게 5명이 한 집에 살고 있지요. 

어딜가나 먹을 복이 있는 쏘냐는(Sonia_제 스페인어 이름입니다) 새로운 집에서도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게다가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식단) 행복해하고 있다는...-0- 


제가 일하는 까과수시청 사회복지과에서는 아직 딱히 할일이 없어서(몇달간은 적응기간이 필요해요-0-) 매일 시청 직원들이랑 노닥거리며 얼굴 익히고, 직원이 하는 업무를 옆에서 관찰하고, 외근 나갈 때 쫒아다니고 하지요. 우선 시청 돌아가는 구조와 이 곳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말이 어느 정도 통해야 할 듯;; 


언어훈련을 두어달 받았다지만 파견되자마자 언어가 잘 될리도 없고, 외국에서 온 자원봉사자에게 일정 업무가 딱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 지역에 필요한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해야 된답니다. 그래서, 파견 초기에는 일꺼리도 없거니와, 코이카의 존재를 잘 모르는 경우 "쟤 왜 온거야?"와 같은 냉랭한 시선을 받는 경우도 있어 힘들어 하는 단원들이 많답니다. 그나마 저는 환경분야 선배단원이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이미 거두어놓았고(까과수 전역에 쓰레기통 설치, 컴퓨터 2대 지원 등), 시청 측에서도 제게 기대하는 바가 크기에, 약간의 스트레스만 받으면서 평안함 가운데 잘 놀고 있어요. 낄낄. 

지금은 비록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거리고 있지만, 때가 되면 언어는 자연스럽게 늘 테고, 그러면 할일도 생길테니, 너무 조급해하지 않으려구요. 그리고 우리에겐 '물품지원'과 '현장지원사업'이라는 강력한(금전적으로) 무기가 있거든요;; 


10주간 언어훈련 받는 동안에는 솔직히 공부를 열심히 안하다가 이곳에 와서는 혼자서 열심히 하게 되는데(남는 시간에 공부나 해야지 뭐해-_-), 감사하게도 억지로가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절감하니 안 할수가 없지요.^^


오늘은 현지인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에는 비가 많이 와서 사람들이 안오더니만...) 오전예배는 주일학교처럼 어린이/어른 나눠서 성경공부를 하더군요(한국 같은 예배는 보통 주일 저녁에 있음). 마태복음 13장이 본문이었는데, 거의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크리스챤은 열매를 거둬야한다. 어떤 열매?..." 뭐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_-

편도 4시간씩 걸리는 아순시온 한인교회에 매주 올라갈 수는 없을 듯 하고, 왠만하면 현지인 교회에 가서 현지인 친구들을 많이 사귈 계획입니다.


여기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게을러지고 자칫하면 침체될 수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어떤 계기를 통해 새로운 기회와 힘과 의욕을 주시는 것을 경험합니다. 

지난 주 부터는 아순시온 성결교회 목사님의 권면으로, 40일 성경통독을 시작했답니다. ㅎㅎ 임지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하나님 말씀으로 무장하고, 올해가 가기 전에 성경통톡을 완수하렵니다. 불끈!!


아순시온 교육이 끝날 때 쯤에는, 제 노트북을 친구가 떨어뜨려서 고장나는 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까과수에 와서 컴퓨터 분야 선배단원의 도움을 받아 분해하고 다시 조립하고 포맷했더니, 맛탱이가 간 줄 알았던 하드도 멀쩡하고 액정 접촉이 잘 안되는 거 빼곤 잘 돌아간답니다. 하드 자료가 다 날라간 줄 알았을 때는 잠깐 상심했지만서도 낙담하지 않고 이상하게 평온한 마음이었는데, 자료들이 모두 그대로 살아있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백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

그리고 그 컴퓨터 선배단원이 저번에 라면이랑 비빔면도 끓여주고, 엊그제는 순대볶음(순대 비슷한 소세지로 만든)도 해주고...낄낄


아무튼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뭔가 재밌는 소식을 전하고 싶은데, 깜짝 놀랄 만한 짜릿한 소식은 없네요. ㅎㅎ 

사진첩(Photo)에 그간의 사진들 올렸으니 즐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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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a Soyoung Yoon

핸드폰 : 595-981-414-497

주소 : 윤소영(사회복지), KOICA en Paraguay

Bernardino Caballero No.178 C/ Avda. Mcal.Lopez. Asuncion Paragu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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