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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② 제주시~중문

윤소영 2006. 4. 28. 15:34

저녁때 제주도 도착하여 본격적인 하이킹 시작~


남들 하는 것처럼; 반시계방향으로 해안도로 따라 우선 한바퀴 돌기로~



▲ 제주 관광의 첫관문 용두암. 입장료 없어서 좋고, '아 이런게 제주도구나'라고 딱 느낄만한.

추후 이런 경치들을 질리게 보게 되지만..^^


▲ 제주도에서 첫날밤 묶은 용두암해수랜드 찜질방~ 7천원인데 넓고 시설 댑빵 좋다~ 

(제주시에만 찜질방 10개넘게 있다는데 시가지 안에는 안가봤고, 제주항에서 가까운 이마트 옆 탑천기토 찜질방에 비해서 훨씬 추천할만하다. 수면실도 괜찮고)



수면실에서 푸욱 자고, 새벽 6시 30분 기상. 씻고 머리 말리면서 뉴스를 보니 젠장. 제주도 '강풍주의보'

가뜩이나 두려운 제주도 바람... 그것도 모자라 강.풍.주.의.보.라니...!! 
이게 얼마나 무서운건지 나중에 온몸으로 알게 된다--;;

찜질방에서 상쾌하게 나왔는데, 문 밖에 나오니.. 매섭게 몰아치는 제주도 바람, 그것도 강풍주의보를 곁들인 바람,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뻥 안까고 내가 날아갈꺼 같다-_-;;;


▲ 바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달리기 시작한다. 

경치는 좋은데, 평지에서 속도가 10km/h를 넘질 못한다-_-;;; (보통때 속도가 20km/h정도인데...) 

자전거가 기우뚱 기우뚱 거려서 핸들을 두 손으로 아주 꽉 잡아줘야했다.


▲ 제주도 첫느낌은 역시 자전거도로 엄청 잘 되어있구나!



▲ 어머낫 강도다-0-;;; 


▲ 아침도 안먹은터라 다락쉼터에서 쵸코바 하나 먹어주고~


▲ 유채꽃도 아니고 누런것이 무슨 꽃인지 너무 궁금해서 지나가는 할머니한테 물어보니 사투리를 심하게;

"부루꾸루~ 부루꾸루~ 먹는거 먹는거"라는데..-_-;; 추정컨데 무나 배추꽃-_-??? (사실은 브로콜리)


▲ 돌담이 무너져 자전거도로를 침범했군.. 사실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있긴 한데, 턱도 간간히 있고 깨진 유리조각도 많아서 가능하면 찻길로 주행했지만..


▲ 한림 좀 지났을땐가...??


▲ 선인장(?) 밭?


▲ 저 거센 파도...크헉. 정말 가면갈수록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처음엔 일주도로를 달리다 해안도로가 나오면 무작정 들어가고 봤는데, 나중엔 정말 해안도로가 무서웠다. 자전거 타고 달리다 뒤집어질 판... 평지에서 겨우겨우 끌바를 반복-_-



▲ 반나절 정도 지났는데, 밥 안먹고 달리다보니 어느새 오늘 목적지였던 고산 도착(제주도 1/4정도);; 바람이 이렇게 심한데도 이 페이스라면 하루에 서귀포까지 갈 정도;; 고산 하나로마트에 가서 과자랑 쵸코바를 구입하고 예쁘장한 시골 초등학교 벤치에 앉아 잠깐 쉬었다.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가 쪼르륵 오더니 먼저 인사를 해준다~호호~ 난 수월봉에 가고 싶은데 바람이 너무 심해서 가야되나말아야되나 고민중..



바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수월봉은 포기할 수 없어서 다시 해안도로 쪽으로ㅠ_ㅠ 여기서 정말 강풍주의보의 심각성을 제대로 맛봤다. 밭두렁을 달리는데 아무리 힘을 써도 바람에 자전거가 기우뚱해서 쓰더지더군.. 밭두렁으로 구를뻔 했으나 다행히 빠지진 않았고, 아 정말 난감해하며 끌바 반복.. 그나마 밭두렁 쪽으로 넘어지면 다행이지, 반대 중앙선 쪽으로 넘어지는 날에는 언제 달리던 차가 날 깔아뭉갤지 모르는 상황.


어케어케 수월봉 도착. 수월봉까지 짧은 업힐이 있는데, 이때는 다행히 뒷바람이 불어줘서 수월하게...

(조금후 내려올때는 정말 끔찍했다.)

수월봉에 도착하니 봉고차에 타고 있던 아주머니들이 박수를 쳐주신다;;;



▲ 수월봉에서 본 경치..는 좋은데 바람이 정말 심해서 난간 붙잡고 있느라 제대로 감상할 겨를이 없었다.

수월봉에서 다운힐 하려는데, 내리막에서 자전거가 굴러가지는 않고 멈춘다-_-;;; 그냥 멈추면 다행인데 자꾸 뒤집어지고.. 하는수없이 다운힐은 얼어죽을 끌바를 하려해도 내 몸은 휘청거리고 자전거는 자꾸 뒤집어져 날라가고...상태심각. 겨우겨우 끌고내려오다 옆에 벤치가 있길래 자전거 뉘여놓고 한참을 앉아있었다. 내 몸이 펄럭펄럭... 바람이 좀 그치길 기다리면서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었는데, 이놈의 바람은...OTL.. 일어서면 내가 날라갈꺼 같아서 오도가도 못하고 대책없이 하염없이 앉아서...-_- 정 안되면 어떻게 가끔 지나가는 차 잡아탈 생각으로 한참을 있다가 좀 바람이 누그러진거 같아 수월봉을 벗어나 도로로 진입.



바닷가를 벗어나 방향을 바꿔 일주도로로 진입하니 달릴만했다. 고산에서 대정까지 구간... 뒷바람까지 불어줘서 이 구간은 계속 30km/h 이상으로 쐈다. 수월봉에서 처절히 느낀 그 참담함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미친듯이 달려~ 

(순간속도지만 평지에서 51.0km/h도 찍었다.) 


▲ 송악산 가는 방향.. 진짜 달리고픈 욕망이ㅋㅋ


▲ 캬~~ 달려라 달려~~ 


뻥 뚤린 도로 마냥 달리면 좋으련만... 이놈의 '강풍주의보'가 또 다시 심술을..ㅠ_ㅠ

송악산 쯤부터 바람이 또 지랄이다..-_-

송악산도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왠만해선 올라갔겠지만, 업힐도 업힐이거니와 바람이 또 생명의 위협을 가하기 시작해서 포기했다.


송악산에서 산방산 가는 해안도로.. 여기도 정말.....!!!!!!!! 끌바를 하며(자전거 안날라가게 붙잡고) 해안도로를 하염없이 걷는데, 보초서던 군인동생이 불쌍하게 쳐다보네(-_-) 아무튼 걷다 타다 반복하며 한참을 걷다가 정말 끌바 하기도 힘들어서 대충 바닷가 잔디밭에 벤치가 보이길래 자전거 팽개쳐두고 휴식. 


▲ 구석에 보이는 형제섬. 배 고픈줄 모르고 여기까지 왔는데, 바람 정말 힘들더군-_-;; 과자랑 쵸코바랑 양갱이랑 있는데로 꺼내먹고 있는데, 지나가던 갤로퍼가 빵빵 거리더니 손 흔들어줘서 좀 위안이 됐다.



기운 차리고 다시 출발~


▲ 산방산


▲ 산방산에서 다운힐~ 


▲ 길 죽이네~ 그런데 평지로 나오니 또 죽음의 바람 시작이다-_-;; 이 구간도 죽을뻔한 구간.. 자전거도로가 따로 없어서 가장자리로 달리는데 바람에 몇번이나 뒤집어졌다; 차에 깔리면 어쩌나하는 두려움...-_- 


▲ 안덕계곡.. 여기 괜찮더군. 계곡 물이 깨끗하진 않은데... 사람도 없고 계곡 깊숙이 들어가면 그 풍경이 뭐랄까 신비스럽다. 비교하긴 좀 그렇지만 내 느낌은 중국 용경협 같을 때의 경이로움과 비슷했다; 


▲ 안덕계곡.. 한참 쉬고 싶었지만 너무 한적하고 을씨년스러워서 금방 나왔다^^;



안덕계곡에서 나오니 아까 잠깐 지나쳤던 하이킹족 여자 한분이 업힐을 끌바하며 오고 있다. 반가워서 인사하고.. 얘기 좀 나누다보니 이 분도 나와 비슷한 상황~ 서울 외대앞에 사시는 30살 언니^^; 비슷한 처지라서 숙박 같이 하기로 하고 중문으로 이동~ (앞으로 계속 같이 지내게 된다;;)


▲ 해성민박..방은 좁지만 무지 깨끗해서 좋았다. 

오늘 만난 언니랑 저녁먹고(난 해물뚝배기, 언니는 갈치구이), 맥주랑 과자 사다 먹고 잤다~ 




4/20(목) 강풍주의보 때문에 처절했던 날.


용두암-애월-한림-고산-대정-중문

이동거리 : 94.03km

주행시간 : 6:23:47

평균속도 : 14.97

최고속도 :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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